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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유도

패배에 대한 면역력(유도시합을 통하여)

 생활체육으로 유도를 시작한지 벌써 2년이 다 되어간다. 그러는 동안 나도 모르게 유도에 대한 자만심이 생겨 있었다. 나보다 늦게 시작한 사람에게 절대 지지 않으려는 자존심, 나보다 못하는 힘약한 상대에게 지지 않으려는 마음, 어느덧 마음속으로 생활체육으로 시작했던 유도가 엘리트 유도가 되어가는 중이였다.

 그러던 도중 다른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는 형으로부터 유도 시합에 나갈 것을 권유받게 되고 나가기로 결정하고 열심히 틈틈히 최선을 다하였다.

그리고 그러게 나가게 된 지평선배 새만금 유도대회 나름 대학부라서 내 또래 얘들과의 경기에 내심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이건 먼~가요? 
업어떨어뜨리기 한판으로 아무 기술도 못쓰고 끝나버리고 말았다. 이렇게 억울한 경우가 있단 말인가? 올림픽에서 첫 경기에 진 선수만큼은 아니겠지만 너무 억울에서 한동안 날이긴 상대의 경기를 지켜 보기도 했다. 그리고 돌아와서 너무 억울함에 남몰래 눈물을 닦기도 했다. 
 그 어떤 말도 위로가 안되는 순간이였다. 올림픽경기에 져서 한탄해 하는 선수들의 마음만큼은 아니겠지만, 처음으로 느끼는 새로운 지는 것에 대한 감정이였다.
 
유도경기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종이 한장차이라지만, 승패는 결국 운까지 합하여 그 사람의 실력을 나타낸다. 처음 나가는 경기라서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실망도 컷다.
 그러나 오늘 또 하나를 배웠다. 지는 것에도 익숙해 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지는 사람이 있으면 이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내가 억울해 하듯이 언젠가 내가 이길상대가 억울해 할 수도 있다는 사실.
 
그러나 몇 일 후에 새로운 것을 알 수 있었다. 요즘 들어 여러가지 힘든일에 자살하는 일이 많아지는 것. 특히, 간혹 자신의 삶을 비관하여 자살하는 경우, 여러가지 압박을 못견디고 주저 않는 경우들을 많이 보곤한다. 이러한 결과는 지는 것 대한 면역력의 결여가 불러 왔다고 생각한다. 지면 깨끗이 승복하고 돌이켜보고 앞을 향하여 다시 나아갈 수 있는 자세.
나는 이번 경기를 통하여 처음에는 몰랐지만, 나중에 알 수 있었다.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승부에 대한 면역력을.
운동초기에 있었던 지지 않으려는 승부욕에
져도 깨끗이 승복할 수있는 승패에 대한 면역력을
귀한 경험을 통하여 배웠다.
운동을 하는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지만, 할수록 늘어가는 것같다. 내 자신을 강하게 하기 위하여 운동을 처음 시작하고, 운동을 시작하면서 건강해지고, 더불어 몸의 건강에 대하여 신경도 쓰고 내가 가지고 있는 몸에 대해서도 돌보게 되고, 책에서 배울 수 없는 귀중한 경험까지... 
 많은 사람들이 생활체육으로서의 스포츠를 즐겼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그래도 아직 아쉬운 마음을 가지며, 내년 대회를 기약한다.
 
<내가 한판으로 어이없이 등을 돌려야 했던 그 시합장>